[책 추천] 가족이어서 괜찮은 일이란 없다! 다양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 : 이상한 정상 가족 - 김희경
도서명 : 이상한 정상 가족 - 김희경
분야/장르 : 사회학, 사회복지
출판사 : 동아시아
완독일 : 2020년 10월 5일
기록일 : 2020년 10월 6일
친구들과 함께하는 독서모임의 10월의 책으로 선정된 "이상한 정상가족".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처음에는 갸우뚱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이러한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내려준다.
- 체벌은 정상가족에서, 학대는 비정상 가족에서 일어나는 일일까?
- 왜 남성은 기혼자가, 여성은 비혼자가 사회참여율이 높을까?
- 왜 한국에는 이토록 매니저 엄마, 기러기 아빠가 많을까?
- 왜 미혼모는 있는데, 미혼부는 없을까?
- 왜 '자녀 살해 후 자살'은 '동반 자살'로 불리는가?
- 누가 정상가족과 비정상가족을 규정하는가?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일 수도 있고, 당연시하게 받아들였던 관념일 수도 있는 생각들에 대해 다양한 예시와 근거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만들어주는 이 책.
나의 소중한 사람들, 그리고 주변 지인들에게 꼭 추천을 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소개*
‘가족’이란 이름으로 아동의 인권은 어떻게 짓밟혀왔는가!
그동안 가족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은 여성주의적 입장에서 많이 제기되어왔지만 『이상한 정상가족』에서 저자는 가족 내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인 아이를 중심에 두고 우리의 가족, 가족주의가 불러오는 세상의 문제들을 바라보고자 한다. 가부장제를 근간으로 한 한국의 가족주의와 특정한 가족 형태만을 정상으로 여기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면서 이러한 가족을 둘러싼 문제로 아이들 또한 고통받고 있음을 차근하게 이야기한다.
어른을 때리면 폭행죄로 처벌받지만 가족 안에서 이루어진 체벌은 왜 괜찮다고 용인되는 것일까? 저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거나 포장되어온 다양한 유형의 폭력을 중심으로 가족의 문제를 들여다보면서 그 기저에 한국의 가족주의가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족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는지 구체적 제도의 사례를 통해 밝히면서 가족 안팎에서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나는 인간성과 도덕성, 질서,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우리 사회의 통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이 책은 한국에서 '가족'은 왜 이렇게 중요한 것인지, 왜 아이들에게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을 당연시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가족주의로 인해 이뤄지는 수많은 문제들을 다룬 책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행해지는 아동폭력 (훈육을 위한 체벌을 포함)부터 미혼모 가정, 입양 가정, 다문화가정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며 '가족'에 대한 편견, 선입견, 생각들을 돌아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특히나 이번 책은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 독서모임을 함께 하는 친구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함께 기록해 본다.
1. 본인은 평소에 ‘부모의 권한’으로 이루어진 아이들에 대한 처벌에 동의하는가? 동의했다면 혹은 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와 책에서 다루는 아동 학대에 대한 내용을 읽고 바뀐 생각이 있다면?
나) 평소에는 ‘사랑의 매’를 동의했다. 나 역시도 사랑의 매를 통해 자라왔기에 그걸 당연하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적나라하고 가슴 아프게 설명되어 있는 지금의 현실을 읽다 보니 사회의 인식과 변화만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당장의 지금의 내 생각의 변화도 필요함을 느꼈다. 아이들에게 맘껏 뛰어놀며 자기 속도대로, 원하는 방향으로 힘껏 가보라고 격려해줄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친구 1) 동의했다, 동의하지 않았다 라고 쉽게 표현할 만큼 아동학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다만 스쳐 지나가는 생각으로 ‘때리면 안 되지’ 혹은 ‘훈육을 위해서 조금의 체벌은 괜찮다’ 정도로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후자의 생각이 틀린 것이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아이들은 세상의 약자이다.
그리고 여성도 약자이다. 그럼 남자가 여자를 때리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어른이 아이를 때리는건 단지 이유가 ‘아이라서’ , ‘훈육’을 위해 괜찮은 것인지? 를 생각해보니 답은 아니다 였다. 어리고 미성숙하다고 해서 그것이 폭력을 당해야 하는 이유가 아닌 것을 이 책을 읽고 깨닫게 되었다.
친구 2) 머리로는 처벌(또는 체벌)을 반대하지만, 가끔은 훈육을 위한 체벌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계기로 훈육을 가장한 모든 체벌과 학대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요즘 흔히 말하는 ‘한남 유충’이라 불리는 어린 남자아이들의 패륜적인 행동들을 보면서 맞아서라도 고쳐야겠네.. 생각 한 적들이 많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나도 반성을 하게 되고 어른들부터 바로잡혀야 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2. 평소 미혼모에 대한 생각은 어땠고 책에서 다루는 미혼모에 대한 내용을 읽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
나) 나는 함께 일했던 미혼모 직장동료가 있었다. 나는 그 동료를 바라볼 때 항상 편견을 두고 생각했다. 돌아보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혼모라서’라는 꼬리표를 달며 낮추어서 생각했기에 내 모습이 참 부끄러웠다. 나 역시도 지금까지 ‘정상가족’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가부장적 가족 모습을 정상이라고 생각했었기에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아이는 남녀가 함께 만들 수 있는데 모든 책임은 여성에게 전가된다. 아무도 미혼부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 참 씁쓸하다..
친구 1) 미혼모에 대해서는 편견을 안 가지려고 했다. 내 주위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케이스라서 그냥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만약에 내가 그 사람들을 보고 ‘안타깝다’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그것조차도 그 사람들을 안쓰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분명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건 맞고, 사람들이 편견의 시선으로 보지 않는 것과 나라에서 많은 좋은 제도를 통해 미혼모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혼자서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미혼모 파트를 읽으며 ‘여자와 남자가 같이 만든 일인데 왜 또 여자만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또 나를 열 받게 만들었다.)
친구 2) 많은 미혼모들이 어리고, 자립하기 어려운 사정에서 외롭고 힘들게 아이를 키워가며 위험에 내몰려 있는 모습들에 마음이 아프고, 관심을 주고 싶다. 미혼모가 된 과정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다만 가끔 미혼모를 위한 후원에 참여를 한 적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든 생각이 출생률을 높이려 안달인 정부가 왜 출생에 기여한 미혼모들에겐 지원을 아끼는지, 얼마나 아이의 아빠에게서 양육비를 지원받지 못하면 후원으로 미혼모센터가 유지되나 싶었다.
그리고 간간히 보이는 미혼부에 대한 후원과 격려는 후하지만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는 점에서 화가 난다. (물론 아기랑 여자를 내팽겨 쳐두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남자들한테도 개빡침. 아이를 방치하거나 내버린 경우 엄마에게만 비난과 처벌이 있고 친권이 있는 아빠에게는 아무런 법적인 제재가 없다는 것도 개빡침.)
모성애를 그렇게 강조하는 이 사회에서 책임감을 갖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혼모에 대한 지원이나 인식에 대한 어두운 부분을 꼬집어 내줘서 현실은 슬프지만 내용은 만족스러웠다.
3. 내가 평소에 인지하지 못하고 가지고 있던 세상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지?
나) 위의 질문 속에 있는 자녀의 훈육, 미혼모에 대한 편견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 입양아에 대한 생각들 모두 내가 평소에 인지하지 못했던 편견이었다.
친구 1) 인종에 대한 편견인 것 같다. 내가 인종을 차별하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편견 없이 그냥 ‘사람’으로 보려고 노력하지만 나도 모르게 기저에 깔린 인종에 대한 편견을 가끔 느끼곤 한다.
친구 2) 책에서 말하는 ‘정상가족’ 이외의 가족에 대한 편견. 어릴 땐 주변에서 이혼가정이나 다문화가정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고, ‘사랑의 리퀘스트’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가정에 아픈 사람이 있다든지, 이혼, 다문화가정의 서사가 주로 나오고 그들에게 후원을 하는 걸 보면서 자연스럽게 편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엄마, 아빠가 있고 자매, 형제가 같이 살면서 별 탈 없이 지내는걸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정상가족)이라 인식하고 내가 그 평범함 속에 산다고 생각하면서 더욱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4. 전체 감상평 및 기억에 남는 부분?
나)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 책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이 말이 처음에는 갸우뚱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특히 아이들에게 행하는 훈육 폭력(사랑의 매)을 데이트 폭력, 가정폭력, 체벌과 비교하여 설명하는 부분이 참 와 닿았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은 맞는 사람에게 알게 모르게 ‘내가 맞을 짓을 했다’고 믿게 되고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낮추고 자신을 부정하게 되는 것.. 우리가 지난번에 읽었던 여자는 인질이다의 스톡홀름 증후군과 일치하는 부분이기에 더 인상 깊었다.
또한 가부장적 질서를 근간으로 하는 완강한 가족주의를 적은 부분에서도 느끼는 바가 많았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기에 돌아보는 시간이었다.지금 당장 책의 모든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다음에 한번 더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친구 1)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부분은 바로 작가가 하는 말이 ‘다양성을 존중하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몇 달 전부터 읽어야지 했던 책이어서 그때도 책 소개를 보았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읽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좋았다.
평소에 나는 편견을 잘 안 가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책에서 말한 ‘정상적인 가족’에 대한 정의가 너무 와 닿았다. 너무나 많은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는데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정상적인 가족’만 정상이고, 나머지는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세상의 풍토가 싫었다. 책에서 말하는 ‘정상적인 가족’이 우리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건 맞지만, 주류가 아닌 비주류라고 해서 그것이 과연 비정상적인 것인지? 세상의 다양성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책에서 내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외국인 아이들도 다 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이유는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나라에서 모든 외국 아이들을 다 포용한다면?
나라에는 엄연한 법이 존재하고 아이들일지언정 불법으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다면 추방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는 게 내 생각이다.
책을 읽으면서 또 다른 느낀 점은 정말 한나라의 정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았다.
물론 가정에서의 환경도 중요하지만 정부에서 만든 제도들로 인해 아이들이 얼마나 보호받을 수 있는지, 어른들은 또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가 정해지는 것을 읽고 있으니 새삼 또 정치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친구 2) 제목이 너무 적절하지 않나 싶다. 전반적으로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이 좋았고, 고착화된 가부장적인 가정, 결혼문화 등의 변화를 통해 가족에게 부과되는 의미와 기능을 축소시켜 모두가 더 행복해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다양한 가족의 형태처럼 그에 맞는 다양한 제도가 생겼으면 하고, 그러한 제도들에 앞서 애초에 그러한 일들을 일으킬 불씨가 사라졌으면 한다.( 무분별하게 농촌총각? 의 국제결혼을 지원하는 제도, 계획 없는 임신과 육아, 약자들을 쉽게 바라보고 행해지는 태도 등)
28p. 체벌은 엄연히 별개인 인격체에 대한 구타이고 폭행인데도 아이의 관점이 아닌 성인, 부모의 관점에서 지속된다.
어느 누구도 사랑을 이유로 또는 타인의 행동 교정을 위해 다른 사람을 때릴 수 없는데 오직 아이들만이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때리는 것이 용인되는 유일한 집단이다.
71p. 부모로부터 과보호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일수록 낮은 자존감과 우울로 인해 무기력하고 복종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런 아이들일수록 강한 아이들의 공격 표적이 되기 쉽다.
폭력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폭력 피해자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115p. 한국의 가족주의는 소위 '정상가족'인 가부장적 가족만 인정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다.
법적 혼인절차가 수반되지 않은 임신과 출산, 양육에 대한 사회적 보호와 인정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결혼=출산'의 등식이 지나치게 확고한 탓에 제도의 바깥에서 출산함으로써 가족의 순수함을 훼손했다고 여겨지는 미혼모와 그 자녀들은 제도적, 사회적 차별에 시달린다.
119p. 여성들에게 성관계는 임신, 출산, 육아까지 이어지는 고민을 안겨주지만 많은 경우 남성들에게 성관계는 그저 욕망일 뿐이다.
199p.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공연한 멸시, '정상가족'의 범위 밖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미혼모, 이주 노동자, 다문화가정 아이들에 대한 차별을 서슴지 않는 심성도 이처럼 내 가족 말고는 다른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배타적 가족주의에서 비롯됐다.
219p. 진정한 인간관계는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고 불평등한 권력관계에 놓이지 않은 개인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율적이고 평등한 개개인 사이에서만 사랑과 우정 같은 인간적 교류가 이루어진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꼭 한번 읽어 보면 좋을 책.
'이상한 정상가족' 리뷰를 마친다.
'독서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리뷰] 우울에 관한 이야기 : 아무것도 할 수 있는 (0) | 2020.10.21 |
---|---|
[책 리뷰]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 성석제 (0) | 2020.10.17 |
[나의 꿈 돌아보기2 ]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김현아 (0) | 2020.10.15 |
[책 리뷰] 데미안 - 헤르만 헤세 (0) | 2020.10.08 |
[책 리뷰] 피프티 피플 - 정세랑 (0) | 2020.10.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