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돌아보기 2 ]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김현아
도서명 :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김현아
분야/장르 : 에세이
출판사 : 쌤앤파커스
완독일 : 2020년 10월 12일
기록일 : 2020년 10월 12일
당신은 학창 시절의 꿈을 기억하시나요? 나의 꿈은 "친절한 간호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간호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여 간호사라는 직업적 꿈을 이루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직업적 꿈을 이루고 나니 더 이상 무얼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며 공허함을 느끼게 되었고, 내가 원했던 삶이 이런 것이었나 하는 회의가 들었다. 그때의 나는 무엇이 되느냐가 중요했을뿐, 어떻게 사느냐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도 나는 '간호사'로서 일을 하며 꿈을 이루고 있는중이다. 하지만 10년 차 간호사가 되어보니 초심의 다짐은 기억 속에서 잊혀가고, 단순한 노동, 돈을 벌기 위한 수단, 그냥 직업이라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그래서 나의 꿈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과거의 꿈을 돌아보며 현재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내가 되기를.. |
간호사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메디컬 드라마는 나에게 큰 열정과 에너지를 주는 매개체였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메디컬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드라마 속에 나오는 공간이 몇 시간 전까지 있었던 공간이고, 드라마 속의 의료인들이 겪는 갈등의 요소들이 내가 격고 있는 갈등이기에 드라마를 보는 동안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부터였다.
퇴근 후의 삶까지 병원의 이야기 속에 있고 싶지 않았던 나는 이미 지쳐있었던 것 같다.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책 제목의 '간호사'와 '사람'사이의 쉼표가 멀게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284p. 간호사의 일은 아름다웠지만 슬픈 자괴감으로 가득한 직업이었다. 마치 우리의 삶처럼.
* 책 소개 *
21년 2개월 동안 외과중환자실에서 수많은 환자를 돌보며 쉼 없이 달려온 한 간호사의 절절한 고백이자 용기 있는 외침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 성년이 되기까지 걸리는 20여 년 시간 동안 간호사라는 이름으로 직업적 신념을 꿋꿋이 지키며 살아온 한 사람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고, 수도 없이 부딪쳤을 고뇌와 좌절은 또 어떻게 이겨냈을까?
저자는 지난 2015년 전국을 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 사태 당시 ‘간호사의 편지’로 전 국민을 감동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저승사자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내 환자에게는 메르스 못 오게”(2015년 6월 12일 <중앙일보> 1면)라는 제목으로 실린 김현아 간호사의 글은 메르스와의 싸움에서 패한 의료인의 회한과 절규, 그럼에도 내 환자를 끝까지 지켜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담아낸 것이었다.
이 책은 삶과 죽음이 전쟁 같은 사투를 벌이는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저승사자와 싸우는’ 간호사의 업무 현장, 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이라는 중요한 축을 책임지고 있으면서도 늘 처친 어깨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간호사들의 열악한 환경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우리와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간호사들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이자 ‘인간에 대한 예의’가 무엇인지를 잊은 채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우울한 단면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이 책은 진짜 병원 이야기, 진짜 간호사 이야기를 보여준다.
중환자실이라는 특수 파트에서 일어나는 일 위주로 서술되어있지만 그 이야기들은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겪는 고충, 고민, 회의감, 사명감 등에 대해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특히나 메르스 사태에 격은 작가의 이야기가 지금의 코로나 19 사태와 오버랩되면서 지금 이순간에도 두터운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을 많은 의료진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느꼈다.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병원은 코로나 19 확진환자를 직접적으로 돌보지는 않고 선별진료실 또는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등에 helper의 형태로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나 역시 그곳에서 확진환자들을 간호해야 함을 알고 있고, 그때가 되었을 때 나는 기꺼이 간호현장에 나가 환자를 돌볼 것을 생각한다.
다만 고생하고 있는 간호사와 의료인들에 대한 감사함을 모른 채 무시하고 상처 주는 몇몇 사람들과, 머물러 있는 간호사 처우에 화가 날뿐이다. (아직도 몇몇 병원은 감염성 환자를 돌봄에도 불구하고 위험수당 없이 기본 급여만 받고 일하는 곳도 많다)
간호사, 그 아름답고도 슬픈 직업.. 나는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57p. 병원에서 돈이 되지 못하는 간호사가 환자에게 행하는 그 어떤 일에도 관심을 받지 못했다. '돈이 되지 않는' 간호사들은 점점 천덕꾸러기가 되면서 근무시간을 넘기는 것 정도는 당연히 여기게 됐고, 근무가 끝나면 미화원이 되어야 했다. 내가 돌보는 환자의 침대 밑에서 고개를 조아린 채 쪼그려 앉아 수세미로 침대를 닦아내던 나를, 그 누가 자신들을 돌보는 간호사로 봐줄까.
65p. 간호사도 사람이다. 사람이니 한계가 있다. 그 한계는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다.
단지 혼내는 것만으로도 부족해 온몸을 불살라 '활활 태우는' 일만이 간호사가 환자의 목숨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는 걸까.
110p. 보호자가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려도 늘 친절해야 하는, 너는 간호사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185p. 삶은 때때로 단호하고 잔인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순간순간 나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한 번의 실수 치고는 너무나 혹독한 대가였다. 어쩌면 단 한 번의 실수조차 허락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삶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268p. 세상의 모든 악은 내가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어리석은 믿음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더불어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을 맞아 WHO가 지정한 "2020년 세계 간호사의 해"를 기념하여 이 책을 바탕으로 한 메디컬 드라마를 제작 중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지금까지는 의사들의 고된 일과나 고민 이야기가 드라마 속 중심 주제였지만 의사와 함께 협업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간호사의 이야기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인권 수호와 처우 개선에도 많은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현아 간호사 선생님 존경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의료현장에서 피땀 흘려 일하고 계신 모든 간호사 선생님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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