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사람, 장소, 환대 - 김현경
도서명 : 사람, 장소, 환대 - 김현경
분야 / 장르 : 교양인문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완독일 : 2023년 12월 13일
기록일 : 2023년 12월 15일
친구들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의 2023년 12월 책으로 이 책이 선정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인문학과 관련된 책은 많이 읽고 싶지만 어려워서 미루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독서모임이라는 긍정적인 강제성이 있으니 인문학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게 되는 것 같아 참 좋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다.
<책 소개>
『사람, 장소, 환대』는 ‘사회적 성원권’, ‘환대’ 등의 문제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인류학자 김현경의 첫 저서이다. 우리는 어떻게 이 세상에 들어오고, 사람이 되는가?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받아들여진 것인가 아니면 이 세상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사람이 된 것인가? 다시 말해 ‘사람’이라는 것은 지위인가 아니면 조건인가? 조건부의 환대 역시 환대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주어진 환대가 언제라도 철회될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환대되지 않은 게 아닐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며, 사회를 ‘시계’, 즉 기능을 가진 구조들의 총체나 ‘벌집ㅡ재생산적 실천을 하는 주체들에 의해 재생산되는 구조’에 비유하는 구조기능주의에서 벗어나, 사람, 장소, 환대라는 세 개념을 중심으로 사회를 다시 정의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저자는 사유의 궤적이 드러나는 묵직한 질문들을 던지면서도, 추상적인 개념에 의지하기보다는 다방면의 참고문헌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논의를 전개해나감으로써 일반 독자들도 지적 자극과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교보문고 제공]
오랜만에 숙제하는 마음으로(…^^) 책에 줄을 그어가며 읽었던 책이다.
먼저, 프롤로그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서 그림자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았는데, 책에서 여러 가지 해석과 의미를 알려주었지만 그중 가장 공감되었던 것은 신체적으로 불완전하게 느낄 수 있는 결함이라는 것에 공감을 했다. 즉 ‘인간이라고 일반화하여 부를 수 있는 조건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림자가 없는 것은 코가 없는 것처럼 기능과 모양과는 별개로 인간으로서 불완전한 것이라 사람들이 판단하기에 그 결함이 눈에 띄지 않으려고 애쓰고, 사람대접을 받기 위해 숨기게 되는 그런 것이라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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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책 속에서 공공성을 창출하는 환대의 예시로 아동학대방지법을 만드는 일, 거리를 떠도는 청소년들을 위해 쉼터를 마련하는 일, 집 없는 사람에게 주거수당을 주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 실업수당을 주는 일 등을 말해주었는데, 그것과 더불어 유전적 결함과 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치료하고 관리해 주는 일, 정신적으로 마음적으로 아픈 사람들(자살 유가족 등)이 보호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 환대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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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5장. 우정의 조건]에서 ‘순수한 우정과 순수한 선물’ 부분이 흥미로웠다. 최근에 지인들과 주고받는 선물에 대해 이게 맞는 건지 의구심을 풀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예시를 아주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셔서 집중해서 읽었던 것 같다. 선물은 경제적인 계산에 따라 주어서도 안 되고, 상대방에게 굴욕감이나 부채 의식을 안기려는 의도로 주어서도 안된다며 (선물이 보잘것없다고 화내서는 안 되듯, 비싼 선물을 받았다고 지나치게 고마워해서도 안 되는) 지나친 감사는 나를 상대방보다 낮은 곳으로 떨어뜨리고, 나의 의지를 그의 의지에 종속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에 큰 공감을 했다. -> 우정을 만드는 모든 교환은 두 사람 사이의 균형이 깨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결론. / 또 같은 파트에서 ‘가부장제를 보완하는 국가’에 대한 부분도 흥미로웠는데 한국 가족이 ‘사람에 토대를 둔 가족’이 아닌 마음이 돈으로 환산되고, 돈이 마음을 대신하며, 함께 했던 시간 전체가 투자, 기대, 이익, 손해, 청산 같은 경제 용어로 기술되게 된 것인지 설명된 부분이 공감이 되어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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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중에도 이 사람이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어떤 교훈을 주고 싶은지 감을 잡지 못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그래서 결론적으로 내가 사람으로서 환대받고, 환대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과 행동을 가져야 하는 것인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책을 덮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나에게 실질적으로 와닿아 도움이 되는 책이라기보다는 인류학적 고찰과 지식에 대한 논문을 한편 읽었다고 생각이 든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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