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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책 리뷰] 밝은 밤 - 최은영

by 낭만주의자_ 2023. 7. 17.

 

[책 리뷰] 밝은 밤 - 최은영

 


도서명 : 밝은 밤 - 최은영

분야 / 장르 : 소설, 한국소설

출판사 : 문학동네

완독일 : 2023년 7월 15일

기록일 : 2023년 7월 17일


 

알라딘으로 책을 구경하다가 이 책의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바다와 함께 일출인지 일몰인지 모를 핑크 빛 하늘이 어우러진 표지가 너무 이쁘게 보였고 덕분에 호기심이 생겨 책을 구매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책 소개>

“슬픔을 위로하고 감싸주는 더 큰 슬픔의 힘” _오정희(소설가)

백 년의 시간을 감싸안으며 이어지는 사랑과 숨의 기록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첫 장편소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사려 깊은 문장,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뜨거운 문제의식으로 등단 이후 줄곧 폭넓은 독자의 지지와 문학적 조명을 두루 받고 있는 작가 최은영의 첫 장편소설. ‘문화계 프로가 뽑은 차세대 주목할 작가’(동아일보) ‘2016, 2018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교보문고 주관) ‘독자들이 뽑은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예스24) 등 차세대 한국소설을 이끌 작가를 논할 때면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가장 선명히 떠오르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최은영 작가는 2019년, 예정돼 있던 소설 작업을 중단한 채 한차례 숨을 고르며 멈춰 선다. 의욕적으로 소설 작업에 매진하던 작가가 가져야 했던 그 공백은 “다시 쓰는 사람의 세계로 초대받”(‘작가의 말’에서)기까지 보낸 시간이자 소설 속 인물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밝은 밤』은 그런 작가가 2020년 봄부터 겨울까지 꼬박 일 년 동안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작품을 공들여 다듬은 끝에 선보이는 첫 장편소설로, 「쇼코의 미소」 「한지와 영주」 「모래로 지은 집」 등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편소설에서 특히 강점을 보여온 작가의 특장이 한껏 발휘된 작품이다.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가 출간된 2016년의 한 인터뷰에서 장편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엄마나 할머니, 아주 옛날에 이 땅에 살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라고 말했던바, 『밝은 밤』은 작가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비추며 자연스럽게 백 년의 시간을 관통한다. 증조모에게서 시작되어 ‘나’에게로 이어지는 이야기와 ‘나’에게서 출발해 증조모로 향하며 쓰이는 이야기가 서로를 넘나들며 서서히 그 간격을 메워갈 때, 우리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건 서로를 살리고 살아내는 숨이 연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이야기 자체가 가진 본연의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은은하며 강인한 존재감으로 서서히 주위를 밝게 감싸는 최은영의 소설이 지금 우리에게 도착했다.

[교보문고 제공]


 


 

 

 

 

 

 

 

엄마는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좋은 삶이라고 말했었다. 

나는 머릿속에 동그라미 하나를 그리고 그 안에 평범이라는 단어를 적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삶, 두드러지지 않은 삶, 눈에 띄지 않는 삶, 그래서 어떤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고, 평가나 단죄를 받지 않고 따돌림을 당하지 않아도 되는 삶. 

그 동그라미가 아무리 좁고 괴롭더라도 그곳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엄마의 믿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잠든 엄마의 숨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나는 누구에게 거짓말을 했나.
나에게, 내 인생에게,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알고 싶지 않아서, 느끼고 싶지 않아서.

어둠은 거기에 있었다.

 

 


 

 

오랜만에 읽는 현대 소설이었는데 여성 주인공들이 여럿 등장하며 그들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이야기가 편안하게 펼쳐졌다. ‘지연’이라는 인물이 이혼과 이직을 하며 ‘희령’이라는 바다 근처 마을에 자리잡게 되면서 ‘할머니’를 만나게 되었고, 할머니를 통해 증조할머니의 이야기, 할머니의 이야기 , 엄마의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까지 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증조할머니의 이야기는 조선시대 신분제도의 잔재가 남아있는 시기부터의 일제의 수탈과 전쟁의 역사가 그대로 담겨있었기에 역사소설을 보는것 처럼 흥미롭게 느껴졌다. 또한 그런 힘든 역경 속에서 의지 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났기에 그들의 이야기에 감동이 더해졌던 것 같다. 다만 지금까지 읽었던 다른 역사소설들에 비해 몰입력이 떨어져서 완독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고, 지연과 엄마의 관계도 언제쯤 해결될까 싶어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지연의 아픔 때문에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우울’에 가까웠지만 그 우울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천천히 이겨내는 과정을 바라보게 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책 제목이 왜 “밝은 밤”인지 생각해 보았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와 각자의 아픔으로 ‘어두운 밤’을 보내지만 결국에 그 아픔은 시간이 지나고 어떤 관계를 통해 치유될테니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밝은 밤’을 보내게 되는 날이 올 거라는 희망적인 의미가 아니었을까 유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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