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면도날 - 서머싯 몸
도서명 : 면도날 - 서머싯 몸
분야 / 장르 : 영미소설
출판사 : 민음사
완독일 : 2024년 4월 17일
기록일 : 2024년 4월 24일
친구들과 함께하는 독서모임의 3월의 책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인생책으로 많이 손꼽히는 책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고전의 맛을 느끼기 위해 독서모임을 통해 다 같이 읽게 되었는데, 지난 1분기는 나에게 '임신'이라는 큰 변화가 생긴 시기여서 입덧과 컨디션 저하로 책을 펴보지도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냈다.
4월이 되서야 컨디션이 돌아왔고 미뤄뒀던 책을 겨우 펴보게 되었는데, 책을 읽자마자 몰입되는 소설의 내용과 책이 주는 위안감을 즉시 느낄 수 있었기에 나에게 '독서'란 참 좋은 취미이자 위로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책 소개>
삶의 위대함을 넘어서는 고귀한 여정!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한 젊은이의 여정을 그린 소설『면도날』. '인간의 굴레에서', '달과 6펜스'와 함께 서머싯 몸의 3대 장편소설 중 하나로 꼽힌다. 1930년대 유럽을 배경으로, 험난한 구도의 길을 선택한 젊은이를 통해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구원'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특유의 명쾌한 문체와 유머를 잃지 않는다.
일리노이 주의 시골에서 평범하게 자란 청년 래리. 하지만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친한 동료가 눈앞에서 숨을 거두는 장면을 목격한 뒤로, 그의 삶은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안정된 직장과 약혼녀,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모두 포기하고 인간 존재에 대한 답을 찾아 먼 여행을 떠나는데….
한편, 래리의 주변 사람들도 저마다 인생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사랑 대신 화려한 생활을 선택한 래리의 약혼녀 이사벨, 대공황 때 빈털터리가 된 재벌 2세 친구 그레이, 운명의 배신을 견디지 못한 꼬마 아가씨 소피 등은 세상과 부딪치며 자신의 삶을 펼쳐 나간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들이 세속적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그것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한다.
[교보문고 제공]
컨디션 저조로 책을 펼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책을 펼치고 난 후에는 즐겁게 읽어갔던 책이다.
1장을 읽으며 일종의 ‘머릿말’이나 ‘작가의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바로 소설 속 이야기로 이어지는 게 색다르게 느껴졌고, 소설이지만 작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자전적 소설 같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소설 뒷부분으로 갈수록 래리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처럼 래리가 정해진 인생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하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고뇌하고 삶을 탐구하는 내용을 제3자의 입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며 풀어놓은 내용이라는 생각을 했다. (책 뒤에 수록된 작품 해설을 보니 내가 생각한 내용과는 전혀 다르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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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기억에 남는 부분은 이사벨이 래리와 이별을 하고, 작가(서머싯 몸)와 대화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작가는 최선을 대해 래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래리를 위로하기 위한 말을 건네는데 그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사랑에 빠져 있을 때 이런저런 상황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사람들은 지독하게 괴로워하면서 도저히 극복하지 못할 것처럼 생각해. 하지만 바다가 얼마나 유용한지 알면 놀라게 될걸.”
“그게 무슨 뜻이에요?”
“사랑은 항해에 서투르기 때문에 바다에 나서면 약해지지. 이사벨과 래리 사이에 대서양이 놓이게 되면, 배를 타기 전에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만 같던 아픔도 실은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지 깨닫게 될 거야.”
“경험을 통해 아시는 거예요?”
“파란만장한 지난날의 경험에 비춰 말하는 거야. 한창 짝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할 때 난 즉시 대양으로 나가는 정기선을 탔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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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책을 읽으며 정신적 만족과 물질적 만족이 모두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삶이길 누구나 원하지만 그건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런 삶을 추구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는데, 꾸준히 나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주변을 돌아보며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서도 한번 더 생각해 보기,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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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설의 제목인 '면도날'의 의미가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며 책을 읽어 갔는데 마지막까지 ‘면도날’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다만 마지막 7장의 내용에서 작가(서머싯 몸)가 이사벨에게 래리와 소피의 결혼 4일 전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 묻는 부분에서 평소와 다르게 상당히 날카롭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앞서 펼쳐진 이야기에서 작가는 쭉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제3자로 그저 상황을 지켜보고 관찰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그 부분에서는 날카롭고 예리하게 이사벨을 공격하는 것 같아서 그런 게 제목과 상관이 있을지 추측해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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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고전소설이었는데 그 시대의 문화나 분위기를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작가가 타인의 외모에 대해 품평하는 것에 눈살이 찌푸려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책 속에 나오는 여러 지역들을 여행하는 느낌도 들었고, 재미있게 읽으며 마무리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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