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 박완서 에세이
도서명 :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 박완서
분야 / 장르 : 한국 에세이
출판사 : 세계사
완독일 : 2024년 5월 25일
기록일 : 2024년 5월 27일
어떤 책을 읽어볼까 서점을 구경을 하다가 박완서 선생님의 에세이인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비교적 최신에 발간된 책으로 보여서 알아보니 2002년에 출간된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를 재편집하여 2024년에 출간된 책이었다.
작년 나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경험이 ‘박완서’ 선생님의 책을 읽게 된 것이었기에 고민 없이 이 책을 선택하였다. 지금까지 읽었던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과는 다른 느낌으로 선생님의 일상과 함께 자연, 사물, 인간에 대한 애정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책이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독서를 시작했다.
<책 소개>
개인의 흔적인 동시에 작가로 통과해 온
70년대 80년대 90년대 그의 산문, 삶의 궤적들
박완서 산문집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새로운 옷을 입고 찾아온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는 1977년 초판 출간 이후 2002년 세계사에서 재출간된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의 전면 개정판이다. 25년여 이상 단 한 번의 절판 없이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 산문집은 소설가로서뿐 아니라 에세이스트로서 박완서의 이름을 널리 알린 첫 산문집이자 그의 대표작으로 꼽혀왔다.
세계사는 한국 문학의 거목 박완서 작가의 소중한 유산을 다시금 독자와 나누기 위해 제목과 장정을 바꿔 새롭게 소개한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에 수록된 46편의 에세이는 작가로 첫발을 뗀 이듬해인 1971년부터 1994년까지, 작가이자 개인으로 통과해 온 20여 년에서 인상적인 순간들이 담겼다. 또한, 호원숙 작가가 개정판을 위해 특별히 허락한 미출간 원고 「님은 가시고 김치만 남았네」의 수록으로 이 책의 의미를 더했다.
다시 읽어도, 언제 읽어도 마음 깊이 스며드는 박완서 작가의 글맛은 평범한 일상을 생생한 삶의 언어로 자유롭게 써 내려간 에세이에서 더욱더 선명히 드러난다. 특히 이 책에서는 작가가 오랜 시간 체험하고 느낀 삶의 풍경이 오롯이 그려져 있어, 지금 읽어도 다시 생각해 볼 만한 유의미한 질문들을 건져 올리는 재미가 있다. 특유의 진솔함과 명쾌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글에서부터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글까지, 올곧은 시선과 깊은 혜안으로 삶 이면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박완서 작가 에세이의 정수가 담겼다. 보통의 일상을 가장 따뜻하고 묵직하게 어루만지는 삶의 단편들을 리커버 특별판으로 다시 만나보자.
[교보문고 제공]
박완서 선생님의 에세이는 처음 읽어보게 되었는데 추천사에 적힌 이해인 수녀님의 말씀대로 “자연과 사물과 인간에 대한 애정, 사회에 대한 솔직하고 예리한 통찰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삶에 대한 겸손과 용기를 가르쳐준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책이었다.
그간 선생님의 소설을 부지런히 읽어왔기에 고향에 대한 이야기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아는 내용도 있었지만, 여행 이야기나 이웃에 대한 이야기, 자식 교육에 대한 이야기, 남편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 흥미롭게 느껴졌고 그 속에서 선생님의 취향과 삶의 태도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기에 참 좋았다.
그리고 1953년에 결혼을 하고 자식들을 다 키운 시점인 1970년, 불혹의 나이로 문단에 데뷔한 작가님의 이력을 알고 있었는데, 남편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밤에 몰래 도둑질하듯, 맛난 것을 아껴가며 핥듯이 그렇게 조금씩 글쓰기를 즐겨왔던 작가님의 이야기를 알게 되니 더욱 대단하고 멋지게 느껴졌다. “양말 깁기나 뜨개질만큼도 실용성이 없는 일, 누구를 위해 공헌하는 일도 아닌 일, 그러면서도 꼭 이 일에만은 내 전신을 던지고 싶은 일, 철저하게 이기적인 나만의 일인 소설 쓰기를 나는 꼭 한밤중 남편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하고 싶다. (중략) 오래 행복하고 싶다. 오래 너무 수다스럽지 않은, 너무 과묵하지 않은 이야기꾼이고 싶다” 표현하는 작가님을 보며 글쓰기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었었고, 나 역시 출산과 육아를 하더라도 나 자신을 잃지 않고, 행복게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취미와 삶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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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출산을 앞두고 있는 지금 나의 시기에 맞게 박완서 선생님의 자식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의미 있게 느껴졌는데 “큰 소리를 안 쳐도 억울하지 않을 만큼, 꼭 그만큼만 아이들을 위하고 사랑하리라는 게 내가 지키고자 하는 절도다. 부모의 보살핌이나 사랑이 결코 무게로 그들에게 느껴지지 않기를, 집이, 부모의 슬하가,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마음 놓이는 곳이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표현하는 선생님의 말대로 부모들의 지나친 사랑, 지나친 극성이 책가방의 몇 배의 무게로 아이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건 아닐지 생각하는 글도 참 좋았다.
책 말미에 박완서선생님의 자필 편지와 생전에 항상 지녔던 물건에 대한 사진과 설명도 참 좋았고, 이 책 역시 나에게 참 좋았던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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