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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책 리뷰] 일본산고 - 박경리

by 낭만주의자_ 2023. 10. 23.

 

 

[책 리뷰] 일본산고 - 박경리

 


도서명 : 일본산고 - 박경리 

분야 / 장르 : 한국 에세이

출판사 : 마로니에북스

완독일 : 2023년 9월 21일 

기록일 : 2023년 10월 23일 


 

친구들과 함께하는 독서모임의 9월의 책으로 이 책이 선정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올해는 한국소설을 많이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박경리, 박완서, 양귀자, 신경숙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의 책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 독서 모임의 책이 박경리의 에세이로 채택이 되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독서할 수 있었다.

 

 


< 책 소개>

“나는 철두철미 반일 작가입니다”
『토지』 이후 작가 박경리가 일본의 민낯을 
뼛속까지 파헤친 또 하나의 일본론

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격변하는 시대 속 한민족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대하소설 『토지』. 한국 문학사에 다시없을 걸작을 남긴 작가 박경리의 유고 산문 『일본산고』가 다산책방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일본산고』는 박경리가 『토지』를 완간한 이후 본격적인 일본론의 기획 아래 쓴 미발표 육필원고와 생전에 발표한 일본 관련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1926년생으로 식민지 체험 세대였던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세대가 사라지면 이러한 글을 쓸 사람이 없으리라며 일본이 두 번 다시 입 못 떼도록 다음 세대를 위한 일본론을 남기겠다는 사명감을 드러낸 바 있다.
2008년 그가 타계하면서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한 이 책은 고인의 유족이 유품 정리 중 원고를 발견, 이후 문화평론가 이승윤 교수 등과 함께 갈무리해 출간될 수 있었다. 이승윤 교수는 『토지』가 소설로 쓴 일본론이라면 『일본산고』는 실제적인 현재진행형의 일본론이라고 소개한다. 일제강점기를 겪은 지식인 박경리가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 줏대 없는 식자들이 일본의 시각에 동조하는 현상을 목도하면서, 뚜렷한 역사인식을 토대로 철저한 조사를 거쳐 쓴 『일본산고』는 우리 공동체가 비극적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그가 남겨준 일종의 ‘일본 사용 설명서’라고 할 수 있다.

[교보문고 제공]


 

 


 

책 속의 문장

 

 

 

삶의 방식은 그러나 제아무리 세계를 주름 잡아도 그것은 닫혀진 세계며 정신적으로 봉쇄된 세계다.
봉쇄의 어휘에는 기만이 내재되어 있다.

 

 

 

 

일제하에서 살아본 사람이면 내 자신의 눈물 내 자신의 몸짓으로 착각하게 되는 구절이다.

일본 사람들이 내어놓고 울음보를 터뜨리는 일이 없는 것은 까마귀가 대신 다 울어줘서 그런 건 아닌지 몰라.
관동대진재 45년의 패망 이후 일본 사람들이 늘 속이 거북하다는 것은 제대로 한번 울어본 적이 없어선지도 몰라. 

 

 

 

 

우리나라에서는 흔해빠진 그 통곡이 일본에서는 흔치가 않다.
분출되기보다 안으로, 안으로 밀어 넣으며 슬픔을 구속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사람을 많이 죽이는 무술기가 영웅이 되고 대중이 사모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 일본의 풍속도인 것만은 사일입니다.
받아들일 수 없는 국체와 질풍같이 밀려드는 외래사상 사이에서는 압사당한 것이 문인들의 자살이었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로부터 아버지로 아들에서 손자 그렇게 면면히 이어 내려오는 동안 더러는 변종도 생겼으리라는 상상은 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부정이며 내던져지고 거두어지는 우리의 삶이, 그렇더라도 혼신의 힘으로 긍정을 향해 제자리걸음이라도 해야 하는 것은 그 과정이 희열이며 고통이며 삶 자체이기 때문에, 고뇌가 크면 클수록 우리는 비인간이 아닌 인간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비굴하게 항상 몸을 낮추어 처신하던 사람에게 없었던 그것, 권력이나 돈이 굴어들어 오면 별안간 상반신이 뒤쪽으로 휘는 것 입니다. 

 

 

 

 

그리고 언어가 지닌 피상적인 속성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절감하고 있습니다.
진실에 도달할 수 없는 언어에 대한 몸부림, 그럼에도 우리는 그 언어에서 떠나질 못합니다. 그게 문학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과거에 원한을 갖고 일본을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본이 인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묻고 있는것이지요.
일본인 스스로도 희생자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체제입니다. 체제가 뭐냐를 물어야지요.
문화는 삶을 위한 것인데 일본의 문화는 그것이 칼로부터 시작됐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올해는 한국소설을 많이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박경리, 박완서, 양귀자, 신경숙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의 책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 독서 모임의 책이 박경리의 에세이로 채택이 되어 기쁜 마음으로 독서할 수 있었다. 

 

내용은 다소 무거웠지만 공부하고 배워가는 마음으로 읽었고, ‘일본’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악습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수많은 근거와 이유를 나열하며 체계적이고 확실하게 후드려 패는(?) 박경리의 글을 보며 읽는 내내 감탄했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을 죽기 전에 꼭 읽어봐야지 하며 버킷리스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책이 갖는 의미(소설로 쓴 일본론)에 대해서도 확실히 알게 되어 좋았다. (꼭!!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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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것은 다양한 근거와 역사적 기록과 사실을 기반으로 서술되었던 여러 가지 일본의 미친 관행(?), 미친 문화(?) 중에 두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1) 하라키리(할복) : 10세기 이후 일본 사무라이들의 자살방법으로 지칭되는데, 일본 정신을 의식화한 것으로 자기 고통의 하수인이 자기 자신이며 자신의 죽음을 바라보게 하는 의식이다. 미리 정해놓은 규칙과 식순에 따라 복부를 가르고 찌르고, 배를 가른 사람의 목을 쳐서 죽이는 방법. (후에는 이 방식이 명예를 존중한 사형제도라며 오래도록 유지한 형식이라고 함..) 

(2) 신병 훈련 방법으로 살아 있는 사람을 세워놓고 십여 명의 신병이 차례차례 돌격하여 찌르는 훈련이며, 그러고 나면 인간은 걸레 조각같이 되고 마는 것은 목격하게 되는데 일반 학도병들에게도 시행된 방법이라고 함..

 

더불어 박경리 작가의 신념을 모두에게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정말 멋있었는데, “나는 철두철미 반일 작가지만 결코 반일본인은 아니다.”라고 공식석상에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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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 정치인들의 망언, 독도 영유권, 위안부 문제 등 여전히 끝없는 이슈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일본 여행, 일본 맥주 등의 열풍이 있는 지금 우리나의 분위기가 참 속상했는데 나라도 꼭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지켜나가야겠다고 다짐했고,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역사를 잊지 않고, 아픔을 잊지 않는 내가 되기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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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며 몰랐던 어휘와 기억하고 싶은 단어들을 기록해 본다. 

-만사휴의 : 모든 일이 끝났다는 뜻으로,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가망이 없다는 절망적인 의미.

-사사오입 : 넷 이하는 버리고 다섯 이상은 열로 하여 원 자리에 끌어올려 계산하는 법. 일본식 용어라는 주장도 있으나, 중국에서 쓰던 용어이고 그 후 반올림이라는 한글 새 단어가 생김.

-아비지옥 : 불교의 팔열지옥 중 가장 아래층을 뜻하며, 가장 고통스러운 지옥을 의미함.

-신국사상 : 일본을 신의 나라로 파악하고 일본 국토와 그 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신(가미)에 의해 만들어지고 지켜지고 있다는 사상. 타국 혹은 타민족에 대한 의식이 싹트면서 일본을 타국보다 우수한 나라라고 주장하는 거점이 되어 항상 배타적인 주장을 지지하는 사상이 되었다. 

-마조히즘 : 타인으로부터 물리적이거나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성적 만족을 느끼는 병적인 심리상태를 일컫는 정신의학상의 용어.

-사디즘 : 상대(동물 포함)를 신체적으로 학대를 주거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줘 성적 쾌감을 주는 것을 의미. 또한 그런 행위를 하고 있는 자신을 망상하고 상대의 고통의 표정을 상상하며 성적 흥분을 얻는 성적취향 중 하나의 유형.

-작금 : 어제와 오늘을 아울러 이르는 말

-즉물적 : 관념이나 추상적인 사고가 아니라 실제의 사물에 비추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지엽적: 본질적이거나 중요하지 아니하고 부차적인 것.

-지고선: 인간 행위의 최고의 목적과 이상이 되며 행위의 근본 기준이 되는 선.

-공리적: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의 공명과 이익을 먼저 생각하거나 추구하는 것.

-생광스럽다: 영광스러워 체면이 서는 듯하다 / 아쉬운 때에 요긴하게 쓰게 되어 보람이 있다.

-관조: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하거나 비추어 봄. / 지혜로 모든 사물의 참모습과 나아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를 비추어 봄.

-찬연하다: 빛 따위가 눈부시게 밝다. / 어떤 일이나 사물이 영광스럽고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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