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이만하면 괜찮은 죽음 - 데이비드 재럿
도서명 : 이만하면 괜찮은 죽음 - 데이비드 재럿
분야 / 장르 : 인문, 교양
출판사 : 월북
완독일 : 2022년 10월 31일
기록일 : 2022년 10월 31일
친구들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의 10월의 책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누구든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죽음을 준비하여야 할지, 잘 사는 삶만큼 잘 죽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 소개>
‘괜찮은 죽음’을 말하는 슬프고도 유쾌한 문장들
‘이만하면 괜찮은 죽음’이란 게 과연 존재할까? 어떤 죽음이나 지독한 아픔과 깊은 슬픔이 뒤따른다. 하지만 이 책은 죽음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180도 바꾸는 문장으로 가득하다. 비애로 가득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죽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말하는 주인공은 40년간 의사로 일한 데이비드 재럿 박사.
그는 병원에서 노년기를 보내는 사람들을 주로 돌보는 노인 의학 전문의로서, 삶의 처음보다는 마지막에 더 가까운 이들을 수없이 만났다. 그들이 맞이하는 죽음은 그들이 살았던 삶처럼 각기 다른 모습이다. 질병, 노화, 치매, 자살, 돌연사 등 시종일관 죽음을 얘기하지만 결국 삶에 대한 이야기로, 인간사에 대한 날렵한 통찰을 전한다.
저자는 금기시되는 ‘죽음에 대한 논의’를 정부가, 사회가, 개인이 이제 더 자주 이야기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죽음을 많이 말하는 사회가 오히려 더 건강할 수 있다는 것. 그가 전하는 ‘33가지 죽음 수업’은 죽음을 미화하거나 억지 교훈이나 감동을 끌어내지 않는다. 다만 리얼한 의료 현장을 스케치하듯 기록할 뿐이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두렵기만 했던 나의 죽음에 대해 보다 깊이 냉철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그렇게 죽음을 생각하는 시간은 가장 훌륭한 명상이 된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죽음을 생각하는 하루가 삶을 생각하는 하루보다 나을 수도 있다. 이 책을 곁에 두고 죽음을 직시하는 시간이 오늘을 더 가치 있게 살아갈 이유를 설명해줄 것이다.
[교보문고 제공]
책 속의 문장
의료 윤리의 네 가지 원칙.
1. 프리뭄 논 노체레 (무엇보다 해로운 일은 하지 말 것)
2. 선행 (선한 일을 하려고 할 것)
3. 자율성 존중 (가부장주의의 반대)
4. 정의 (우리가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정의란 동등함을 뜻한다)
우리는 사람들을 판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돕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우는 건 똥 싸는 것과 비슷해. 혼자 있을 때 하는 게 최고야.
사실 우리가 울지 않은 이유는 어머니가 오래전에 이미 죽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모든 것에는 마지막 때가 있다.
그때가 다가오면 나는 그것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알까.
아니면 다행히도 이런 분별력을 발휘하지 않고 그 순간을 맞이할까?
죽음은 나름의 속도로 천천히 오며 다른 사람들의 시간표에 맞춰 서두르지 않는다.
죽음은 그렇게 이기적이다.
죽음, 질병, 고통은 삶의 일부다.
나는 병원에서 12년 동안 일했고, 퇴근 후의 삶까지 병원의 이야기 속에 있고 싶지 않아 병원과 관련된 책이나 영화를 보지 않았다. 유감스럽게도 이번 책은 의사가 경험하며 적은 이야기였기에 책 속에 다양한 질환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최대한 이입하지 않고 가볍게 읽으며 넘어가려고 했고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는 썩 좋은 책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죽음, 질병, 고통은 삶의 일부이며 분명 모든 것에는 마지막 때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뜻깊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15장. 어머니] 부분이다.
평소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에 대해 관해 관심이 많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킬레스건처럼 항상 마음이 아프다. 가족력이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점차 분별력을 잃고 결국엔 사랑하는 사람들마저 기억하지 못하는 슬픈 병이라 생각을 한다. 책에서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아무도 울지 않은 이유가 어머니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기 때문이라고 하는 말이 가슴에 아파서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삶과 죽음은 일종의 스펙트럼이며 나이를 먹으며 이 연속체의 한쪽 끝에 있는 죽음을 향해 서서히 이동한다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좋은 죽음도 나쁜 죽음도 없이 모든 죽음은 가슴 아프고 슬픈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계획하고, 선택하지 못하기에 때때로 죽음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현재를 더 소중하게, 감사하게 보내야 함을 되새긴다.
책 속의 내용처럼 나의 죽음을 생각하고 미리 유언장을 적어보며 책 리뷰를 마친다.
* 나의 유언장.
이 세상에 내가 존재할 수 있도록 지켜주고 사랑을 베풀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덕분에 감사함과 행복함을 잔뜩 느끼고 편히 눈을 감습니다.
이제는 다른 곳에서 제가 지켜주고 바라보겠습니다. 그러니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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