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콘텐츠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 어제 그거 봤어? - 이자연
도서명 : 어제 그거 봤어? - 이자연
분야 / 장르 : 에세이 / 사회학
출판사 : 상상출판
완독일 : 2021년 11월 18일
기록일 : 2021년 11월 22일
친구들과 함께하는 독서모임의 11월의 책으로 선정되어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불편하다고 하지 않으면 몰랐을 진실 뒤편의 진실.
이 책은 TV 속의 여성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었다.
나는 여전히 미완결로 남은 내 안의 결핍을 생각한다.
경주는 거기서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우리는 사는 내내 각각의 결핍을 품에 안고 고달프게 달려간다.
이백만년 전의 인간이 그랬듯 오로지 내 목숨을 수호하겠다는 본능 하나로 달린다.
여성에게 주어진 유일한 임무가 있다면 그것은 조금 더 허술해지는 것이다.
사회의 수많은 제약에도 거뜬하다는 능력을 일일이 검증할 필요가 없다.
우리도 '슈퍼'가 아니라 결핍과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더욱 보여주어야 한다.
사적으로 내밀하게 가까워질 것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같은 환경에서 오랜 시간 함께하며 서로의 고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독보적이고 아름다운 관계.
내가 직접 선택해 본 경험만이 주는 고유한 이점을 너무도 많이 놓치고 있다.
'경험치'는 말 그대로 나의 판단이 쌓이는 적립 포인트니까.
나는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등 남성중심의 콘텐츠를 보면 팀원들이 계속 서로를 하대하고, 내려까고, 무시하며 웃음을 유도해내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참 웃기지도 않은데 왜 저럴까? 저게 웃긴 건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그런 것이 남성중심의 콘텐츠의 웃음 유발 방식이었던 것 같다.
그것과 반대로 여성중심의 콘텐츠 (ex. 밥블레스유, 삼시세끼 산촌편)를 보면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고, 조력해주는 느낌이라서 보는 동안 항상 편안했고, 재미있고 힐링되는 느낌을 받았다. 마침 그런 이유가 책 속에 설명되어 있어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책 속의 질문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해보았다.
최근 봤던 콘텐츠 중 가장 의외의 모습을 보였던 여성인물은 '스트리트 우먼 파이트'의 여성 댄서들이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제목부터 여성을 강조하였고, 여성댄서들의 경연이라서 자극적으로 편집된 부분도 있었지만 ‘맨 오브 우먼’ 미션이 특히 생각이 난다. 여성의 경연이라고 해놓고 결국 남자를 섭외하고 그 남자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게 되어 남성 댄서들 옆에 섹시하게 포장된 여성댄서들의 모습을 생각했는데, 모든 팀들이 반전의 무대를 펼쳤었고, 지금까지의 남성 여성 듀오 무대의 클리셰를 깨어버리고 표현된 무대들에 박수를 보냈던 기억이 난다.
주체적이며, 고차원적이며, 세상의 차별들에 맞서 존중하는 의미의 무대들이 참 멋있었다.
또한 tv속에서노인 여성의 재발견을 보여준 콘텐츠를 생각해보면 “배우 문숙, 자연에서 길을 묻다”라는 KBS 다큐멘터리를 뽑는다.
2010년에 방송된 것인데 최근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보게 되었다.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자연과 함께 마음의 평화를 찾아 혼자 노년을 보내고 있는 배우 문숙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참 의미 있게 다가왔다.
젊은 시절 한국에서 유명한 배우였기에 그로 인한 온갖 관심과 루머, 성차별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한국을 떠나 본인의 방식으로 치유하며 노년을 보내고 있었는데 주체적이고 자연스럽게 삶을 만들어가고, 내면의 아름다움이 외적으로도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아직도 한국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으면, 또는 혼자 살아가면 외롭지 않을까, 무섭지 않을까,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들과 생각이 많은데 배우 문숙의 모습을 보니 혼자였기에 비로소 영혼까지 맑게 빛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많은 프로그램 속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며 책장을 넘길 수 있게 하고, 더불어 책 속의 다양한 질문을 통해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드라마나 티비프로그램을 많이 보지않아서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내가 아는 부분에서는 훨씬 더 이해하고 공감하기 쉬웠던것 같다. 나역시도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랐기에 일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접하는것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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